폴 세잔(Paul Cézanne)은 프랑스의 대표적 화가로서 현대 미술의 아버지이다. 19세기 후반을 중심으로 활동한 프랑스의 화가로,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화가입니다.
세잔은 1839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부유한 은행가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화가를 꿈꾼 모험심 강한 소년이었지만 고압적인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사생아라는 정체성 때문에 불안감을 안고 살았습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대에 진학했으나, 곧 그만두고 화가가 되기 위해 파리로 떠났습니다.
1870년경에는 그의 그림은 처음은 어둡고 격정적인 상태를 에로틱하게 표현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주었으나, 카미유 피사로의 외광 묘사에 자극 받은 후 화면이 급속히 밝고 단순화되어 갔습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화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20대 중반부터 살롱전에 계속 출품했지만, 출품한 작품들이 낙선함으로써
인상파에서 떠나, 모네의 견실성을 뼈대로 한 형과 색깔의 과묵한 표현에 집중, 긴밀한 구성을 갖는 그의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해 나갔습니다.
1882년 18년의 도전 끝에 43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살롱전을 통과했고, 56세가 되어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개인전 이듬해인 1896년엔 인상파 동료들과 결별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조용히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주류 미술계에서 인정받지 못했고, 후원자도 없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 덕분에 세잔은 끝까지 그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따르는 후배 화가들이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실패한 화가’이자 ‘예리하지 못한 눈을 가진 시골 화가’라는 자괴감 속에 살았습니다.
세잔은 자신의 부족함을 관찰 노력으로 채우고자 했으며, 사물의 본질적인 구조를 탐구하여 그림으로 그려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40년 동안 그림의 주제로 사과를 선택한 이유는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오래 관찰할 수 있고 여러 번 위치를 바꿀 수 있고 움직이지 않는 완벽한 모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잔이 60세에 그린 <사과와 오렌지(1899)>는 그의 말년 대표작으로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한 화면 안에 다양한 시점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물을 한 각도에서 본 것이 아니라 위, 앞, 옆 등 각각 본 시점을 한 화면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높이 솟은 중앙의 과일 그릇과 쏟아질 것 같은 불안한 왼쪽의 과일 접시, 오른쪽 물병 주변의 과일들 모두 시점이 다르지만, 각각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지만, 정물들은 나름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문양의 소파와 천, 그 위에 놓인 심하게 구겨진 흰색 천, 하얀 접시와 꽃무늬 물병도 사과와의 조화를 위해 화가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카메라처럼 한 시점에서 바라본 대상을 원근법대로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당연하던 시대에 이렇게 복수 시점으로 단순화해서 그린 그림은 당시의 평가는 이해는커녕 조롱의 대상이 됐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인 사과들은 먹을 순 없지만 단단하고 매력적이며, 세잔은 “나는 순간의 사과가 아니라 진짜 사과를 그리고 싶다”는 고백처럼 사과가 가진 모든 빛깔, 형태, 변화를 한 화면 안에 진실되고 조화롭게 담고자 하였고
그것이 사과의 본질이자 진짜 모습이라 믿었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는 “나는 자연에서 원통, 구, 그리고 원뿔을 본다”고 주장했다.
자연을 기하학적 형태로 재해석한 세잔의 눈은 사실 이전까지 그 어떤 예술가도 갖지 못했던 것이었으며, 대상을 단순화하고 여러 각도에서 본 사물을 한 화면 안에 재구성하는 그의 시도 역시 서양미술의 오랜 규범과 전통을 깨는 것이었다.
세잔은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의 흥미를 끄는 주제들을 반복적으로 그리곤 했는데, 말년에는 <목욕하는 사람들>를 주제로 연작을 제작했습니다.
<목욕하는 사람들>은 사과 정물화처럼 과감하게 단순화한 인물과 풍경을 한 화면 안에 조화롭게 배치한 그림이었으며, 그중 가장 큰 그림이자 죽기 전까지 7년을 매달렸던 <대수욕도(1898~1905)>는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와 같은 화가에게 입체파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MAIN WORKS

<사과와 오렌지 (Pommes et Oranges, 1899)>

<사과가 있는 정물 (Still Life with Apples, 1895-1898)>

<바구니의 사과 (The Basket of Apples, 1890-1894)>

<생 빅투아르산과 아크 리버 골짜기의 고가교 (Mont Sainte-Victoire and the Viaduct of the Arc River Valley, 1882–1885)>